롯데百 폐점·코로나로 초토화... 지역 안팎선 ‘회생 불가’ 우려도, 상인연합회장 “정책 재검토를
“이제 인천의 상권 1번지라는 말도 옛말이에요. 상권이 죽은 것 같아요.”
13일 정오 인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 앞. 점심 식사를 하려는 손님들로 북적일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거리는 한산하다. 식당의 몇몇 손님을 제외하고 화장품가게, 의류점 등은 점심시간 1시간 동안 단 1명의 손님도 눈에 띄지 않는다. 여기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아 텅 빈 상가와 새로운 임대인을 찾는 문구가 내걸린 상가도 쉽게 볼 수 있다. 이 거리에선 이미 생기를 찾기 어렵다.
‘불금’인 지난 10일 금요일 저녁 7시께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3~4년 전만해도 연말 대목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릴 때지만 인근 대형 백화점이 문을 닫으면서 유동인구가 급감한데다,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서 거리는 한가하기만 하다. 카페와 술집, 식당 등은 빈 자리가 대부분이다. 이곳에서 주점을 운영 중인 이명규씨는 “예전 롯데백화점이 폐점하기 전인 2018년께만 해도 주말엔 도로에 사람이 넘쳐 줄을 지어 다닐 정도였다”며 “이곳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기 시작한 시점에 코로나19의 영향까지 받으면서 상권은 그야말로 초토화한 상황”이라고 했다.
인천을 대표하는 상권인 구월 로데오거리가 극심한 침체기를 맞고 있다. 단순한 상가건물 위주의 개발이 이뤄지면서 일대의 인구가 줄어든데다, 상권에 손님이 줄어 전체적인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구월동 인구는 현재 11만1천643명으로 2017년(12만673명) 보다 9천30명(7.4%) 감소했다. 2018년(11만9천278명), 2019년(11만5천874명) 등 지속적인 인구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본보가 총 42만㎡ 규모의 상업 및 오피스 건물 등으로 이뤄진 구월동 로데오거리 일대 상권의 업종별 신용카드 매출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9년부터 이 일대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2017년과 2018년 구월동 로데오거리 상권 매출은 각각 13.81%, 12.93%씩 증가했지만, 2019년에는 -2.6%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약 15% 줄어든 수치다. 여기에 코로나19 악재가 겹친 지난해에는 -14.21%, 올해 -16.04%를 기록하는 등 매출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다.
이 같은 매출액 급감은 구월 로데오거리 일대 상권을 찾는 이용자가 줄어든 탓이다. 신용카드 매출 등으로 상권 이용자를 분석한 결과, 상권 이용자 비율은 지난 2017년을 100을 기준으로 2018년 107.73까지 소폭 늘었지만 이후 2019년 95.09, 지난해 75.46, 올해 65.76으로 사실상 반 토막 나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당장 상권을 찾는 이용자의 유인, 인구 유입을 위한 대책 등이 없으면 상권이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박경수 로데오거리 상인연합회장은 “이대로라면 그나마 버티는 상권이 전멸할 수도 있을 정도로 매우 심각하다”고 했다. 이어 “시가 그동안 상권개발만 추진했던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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