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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2 (수) 메뉴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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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3-③

아래에서 바라본 태양 피라미드의 거대한 모습

다음으로 ‘죽은 자의 길’(La Calle de los Muertos)을 따라 유적지 중심인 태양의 피라미드로 간다. 중남미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이 피라미드는 한 변의 길이가 220x230m나 되고 높이도 66m나 된다. 쌓는 데에는 붉은 화산암을 포함해 76만5천㎥의 건설 재료가 사용됐다.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중앙에 있는 248개의 돌계단을 올라야 한다.

피라미드 꼭대기를 향해 가파른 돌계단을 원숭이처럼 기어오른다. 멀리서 바라볼 땐 쉽게 오를 것 같았으나 생각보다 경사가 가파르고 들바람도 세차게 불어 숨이 차고 균형을 잡기 쉽지 않다. 오르고 쉬기를 반복하며 20여 분 정도 걸려 꼭대기에 다다른다. 정상에는 제례를 치르는 시설이 있었다고 고고학계는 추정하나 유적은 간데없고 오로지 광야에서 불어오는 세찬 들바람이 시원함을 선물한다.

죽은 자의 길에서 바라본 태양의 피라미드
죽은 자의 길에서 바라본 태양의 피라미드

피라미드 꼭대기는 유적지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 테오티우아칸의 장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뷰포인트다. 발아래 죽은 자의 길 끝에는 ‘달의 피라미드’(Pyramid of the Moon)가 보이고 누구나 이곳에 오르면 길 좌우에 펼쳐진 석조 건축물의 규모에 놀라 경탄한다. 이곳에서는 곳곳의 발굴 현장을 볼 수 있고 개방하지 않은 지역의 크고 작은 피라미드와 석조건축물도 볼 수 있다.

태양의 피라미드는 5단의 방단형 구조로 작은 돌에 석회 반죽을 쌓아 단별로 좁혀가는 방식이다. 돌을 다듬어 차곡차곡 쌓은 정방형 일체형의 이집트 피라미드와는 차이가 있다. 세운 목적도 이집트는 왕이나 죽은 자의 무덤이었다면 테오티우아칸은 태양신에게 인신공희(人身供犧)를 올렸던 제단이었다.

1971년 인류학 및 역사연구소는 테오티우아칸을 유적지 정밀 발굴하는 과정에서 피라미드 내부로 들어가는 통로를 찾았다. 지하에는 제물로 희생된 사람의 뼈와 유물이 있었고 유골 형태를 볼 때 산 사람의 허리를 부러뜨려 움직이지 못하게 한 다음 심장을 꺼냈을 것으로 추정한다. 지하는 발굴이 진행되고 있어 언제 일반인에게 공개할지 알 수 없다.

테오티우아칸 주변 광활한 주변 지역 풍경
테오티우아칸 주변 광활한 주변 지역 풍경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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