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목표, 하루 200만ㆍ92일 2억名
韓 목표, 순항이라며 곳곳이 부족
최악만 피하려 했던 목표치의 한계
목표대로 가는 중이라고 한다.
홍남기 총리 직무대행이 말했다. “상반기 1천200만명 접종 목표에 차질 없다…5~6월 중에 500만회 분이 들어올 예정이다….” 그러면서 가짜뉴스를 말했다. “정확하지 않은 내용을 왜곡해 전달하는 것은 국민안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날 언론이 약속처럼 백신 부족을 썼다. 이 기사들을 지적한 것이다. 가짜뉴스라고 비판한 것이다. 목표대로 잘 가고 있다는 얘기다. 트집 잡지 말라는 얘기다.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도 목표를 말했다. SNS에 “국민들께서 지금처럼 협조해주시면 상반기 1천200만명의 접종과, 11월 집단면역의 목표를 앞당겨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회의에서도 강조했다. “우리나라 인구 두 배 분량의 백신을 이미 확보했고, 4월 말까지 300만명 접종 목표를 10% 이상 초과 달성하는 등 접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면서 상반기 목표를 1천300만명으로 상향한다고 했다.
올 초 우린 우왕좌왕했다. 백신 확보 혼란이었다. 그때 세운 목표가 있다. 접종할 순서는 이랬다. 1분기에 요양 병원ㆍ노인 의료 복지시설,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접종이다. 2분기에 65세 이상, 의료 기관ㆍ재가노인복지시설 종사자 접종이다. 3분기에 만성질환자, 성인(19~64세) 등 접종이다. 4분기에 2차 접종자, 미 접종자 접종이다. 집단 면역 형성은 11월이 목표였다. 상반기 1천200만명 목표도 있었다.
최악은 피해보려는 목표였다.
1월20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했다. 목표를 얘기했다. ‘취임 100일까지 1억명 접종하겠다.’ 백신 사정이 계속 좋아졌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공장을 신ㆍ증설했다. 존슨 앤 존슨도 가세했다. 바이든이 목표치를 수정했다. 처음의 2배로 높여 잡았다. ‘취임 100일 내 2억명을 접종하겠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켰다. 4월21일, 2억명 접종을 공식 선언했다. 그날조차 취임 100일까지는 8일 남아 있었다.
당당했다. “내가 취임했을 때 페이스대로였다면 2억명을 접종하는 데 거의 7개월 반인 220일 이상이 걸렸을 것이다…우리 행정부의 노력이 자랑스럽다. 미국인이 자랑스럽다.” 팍스 아메리카니즘이 진동한다. 중국을 향한 셈법도 속 보인다. 하지만, 그래도 나무랄 거 없다. 목표를 달성했다. 그것도 두 배나 상향해 이뤘다. 나스닥 시장이 폭등으로 화답했다. 이제 바이든은 ‘일상(ordinary)’을 말한다.
그 속엔 언론 공세와 전문가 압력이 있었다. 최초 목표가 공격받았다. “‘하루 100만명 접종’은 적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대통령 턱밑에서도 치고 올라왔다. 국립 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 파우치 소장의 말이다. “(100일 내 1억명 접종은) 바닥이지 천정이 아니다…우리는 항상 목표 이상을 해내기를 원한다.” 백악관 자문역이기도 한 그다. 바이든은 수용했다. 가짜뉴스라 하지 않았다. 그리곤 다 해냈다.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총리 대행은 말한다. ‘5, 6월 중 500만명 분이 들어올 예정이다.’ ‘접종’이 아니라 ‘확보’다. 미국에선 이틀치도 안 된다. 한국의 대통령도 말한다. ‘상반기 목표치를 1천300만명으로 상향한다.’ 6개월에 100만명이다. 미국 하루치도 안 된다. 목표 달성을 트집 잡는 게 아니다. 목표 자체를 말하는 거다. 팔에 놓는 ‘접종’을 목표 삼지 않는다. 백신 샀다는 ‘확보’에 몰입하고 있다. 이러니 국민 느낌과 따로 가는 거다.
용인에 ‘85세’는 오늘도 기다린다. 이달 말에는 64~74세란다. 한 달이 또 갈 모양이다. 백신 정책에 노발대발한다. 이 분노가 가짜뉴스인가. 멀쩡하던 경기 경찰관이 전신마비가 됐다. 전북 경찰관은 반신불수로 실려갔다.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다. 경찰관들이 ‘우리가 실험쥐냐’며 난리다. 이 반발이 가짜뉴스인가. 목표대로 잘 간다고 한다. 그런데 왜 국민이 불안한가. 왜 4일 현재 80만 도즈만 달랑 남아 있다는 건가.
오늘(미국 시각 4일), 바이든 대통령은 또 목표를 말했다. “독립기념일까지 미국인 1억6천만명에 2번 완전 접종 끝내겠다.” 그 내용을 한 번 들여다봤다. ‘확보’도 없고, ‘계약’도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접종했다’ ‘접종한다’ ‘접종하겠다’다. 우리의 그것과 많이 다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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