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야적형태 벗어나 ‘원스톱 서비스’ 변화 시급
美·日 백화점식 시스템, 바이어 선호도↑
평택항, 해외 사례 벤치마킹 여건 충분
정체기를 겪고 있는 한국 중고자동차수출은 기존 야적지 거래와 혐오ㆍ기피시설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날 새로운 시스템으로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해외 선진국들은 이미 체계화되고 집적화된 거점을 마련, 중고차수출을 주요 산업으로 양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 미국 등 해외 중고차수출 선진국은 백화점식의 원스톱 단지 구축을 통해 이미지 개선과 바이어들의 선호도를 끌어올려 왔다. 가설컨테이너 사무실이 가득하고 흙먼지를 뒤집어쓴 야적형 한국중고차수출단지와 차별화돼 있다.
연 130만 대 수출물량을 자랑하는 일본의 경우 중고차의 높은 품질과 경매장 중심의 거래, 투명한 차량 상태 기록 등으로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선호하는 중고차 수출 시스템을 갖췄다. 일본은 100여 개 경매장을 수출용 중고차 공급기지로 활용하고, 온라인 응찰시스템 활성화로 해외 직구시스템도 가능하다. 또 경매를 통한 거래는 변칙 및 탈법에 대한 사회적 감시시스템이 존재해 유지될 수 있다.
아울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자동차 매매사업장이 영구 건물형태로서 자동차 주 전시장을 보유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또 두바이는 중동의 대표적인 중고차 무역기지로써 중개상과 수입업체가 항구주변에서 시장을 형성했지만, 지난 2000년 두바이 항만청과 관세청이 주축이 돼 자유무역지역인 ‘DUCAMZ’를 조성하면서 중고차 중개 시장이 발전했다.
이에 따라 한국 중고자동차수출단지는 기존 선적 대기 장소 형태를 벗어나 거래활성화를 위해 차량 매집과 매매, 정비, 통관, 선적업무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아울러 이를 뒷받침할 관련 법규 및 제도의 정비는 물론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도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이 같은 필요성에서 인천항의 경우 마땅한 대체지 확보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중고차수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해 변화의 가능성이 큰 신규 물류 거점으로 평택항이 대두했다. 한국중고자동차수출조합은 평택항이 연간 자동차 하역능력과 중고차 매물 및 부품 수급이 양호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평택항은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자동차 부두와 같은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영화 한국중고차수출조합 회장은 “수입의존도가 큰 평택항의 수출 증대는 물론 일자리 창출과 주변상권 활성화가 기대된다”며 “평택에 새로운 거점을 만들면 수도권 입지로 물류비가 절감되고 수출센터로 집적화돼 민원 제기 소지도 낮아지면서 업계 전체가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평택항만공사 측은 “(중고차수출단지의 평택 이전은) 평택시나 해양수산부 등의 입장도 중요해 공사가 혼자 결정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실무자에게 기타 주변여건 등이 어떤 지 검토를 지시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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