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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2 (수) 메뉴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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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농산물을 파는 후배가 있다. 그를 따라 횡성에 간다. 내일이 장이라 하루 일찍 떠나지만 날 저물어 지인 집에서 하룻밤 묵게 되었다. 갑작스런 불청객에게 주인은 술상을 차렸고 도회서 온 옆집 새댁은 모락모락 김 오르는 옥수수와 직접 가꾼 토마토를 가져왔다. 물소리와 함께 반 고흐의 압생트 같은 술병은 적요하게 비어졌다. 찬물로 등목한 후 잠시 눈 붙이고 장으로 향했다. 궂은 날에도 시골 할머니들은 팔러나온 물건을 내놓고 있었다. 넉살좋은 후배는 그들을 누님이라 부르며 옥수수, 호박잎, 고들빼기 등 부지런히 장본 물건을 차에 싣고 달렸다. 가게엔 벌써부터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불변의 신용이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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