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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3 (목) 메뉴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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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과 兩岸이 다른 점

타이완해협에 축복이 일렁거린다. 천수이볜(陳水扁) 민진당 총통의 양안(兩岸) 긴장시대가 가고, 마잉주(馬英九) 국민당 총통 들어 타이완-본토 양안에 평화가 깃들었다.

진보세력의 민진당 정권보다 보수세력의 국민당 정권이 중국 공산당 정권과 더 가까워졌다. 중국 공산당이 개혁 개방을 이룩해온 변화의 성공인 것이다. 타이완 국민당과 중국 공산당이 항일민족통일전선을 결성, 제2차 국공합작(1937~1946)을 편 지 62년만이다. 또 2차대전후 국·공간 내란으로 국민당 정부가 공산당에게 쫓겨 1949년 12월 타이완으로 건너간 지 59년만이다.

지난 4일 타이페이 쑹산(松山)공항 등 2개 공항에서 대륙 관광객들을 환영하는 용춤이 흐드러지게 펼쳐졌다. 같은 날 타이완 관광객들은 베이징 등 5개지역 공항을 향해 대륙으로 날아가 역시 환영을 받았다. 양안 사이의 주말 전세기 운항이 정기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불과 2주만이다. 마잉주 타이완 총통이 베이징을 방문,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지 2주만에 나타난 변화다. 타이완 정부는 23만6천명의 병력을 20만명으로 줄이고, 징병제를 모병제로 바꾸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두 정상회담은 선언문 같은 것도 없었다. 그런데도 분단 59년만에 직항로와 함께 민간인의 자유왕래의 길이 트였다. 한반도 사정과는 판이하다. 한반도는 두 명의 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선언문을 채택했다. 금강산 관광이 가능해진 것은 북측의 외화벌이 때문이다. 남쪽 사람들의 북녘 방문이 잦지만 제한적이다. 이도 돈을 줘야 된다. 북녘 민간인이 남쪽을 찾는 것은 운동선수들 뿐이다. 타이완과 중국 같은 자유왕래는 요원하다.

남북 간의 긴장 완화는 남쪽이 북측에 고분고분할 때 뿐이다. 북측의 비위를 조금만 상하게 해도 그만 돌아서곤 한다. 그러나 중국은 다르다. 타이완에 손을 내미는 일 따윈 없다. 자신에 차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오는 8월 베이징올림픽을 끝내고 나면 세계적인 신문화국가로 두각을 드러낸다는 긍지에 차있다.

중국도, 북녘도 같은 공산당 정권이다. 그런데 중화인민공화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우선 중국과 타이완은 전쟁이 없었다. 금문도 등을 둔 국지전은 있었지만 전면전은 없었다. 이에 비해 남북간은 3년 여에 걸친 시산혈하의 동족상잔이 있었다. 참혹한 6·25 전쟁을 일으켜 동포끼리 불신의 골을 깊게 만든 장본인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각 수상이며 인민군최고사령관 김일성이다.

중국은 실용주의 노선으로 꾸준히 개혁했다. 인민을 배불리게 하면서 자유를 주었다. 개혁은 개방으로 이어졌다. 북녘은 우리식 사회주의로 나갔다. 인민은 배곯이면서 자유가 제약됐다. 주체사상은 폐쇄사회로 이어졌다.

중국이나 북측의 공산주의는 일찍이 레닌이 경고한 수정주의다. 중국은 실용주의로 수정하고, 북측은 우리식사회주의로 수정했다. 그러나 북측 공산주의는 역시 레닌의 경구인 종파주의 딱지가 하나 더 붙어있다. ‘대를 이어 충성하자’는 것은 공산주의 원전에 없는 종파주의인 것이다. 북의 ‘혈통승계’ 체계는 세습 왕조 체제나 다름이 없다.

중국처럼 개혁 개방을 하면 잘 살 것을 몰라서 안 하는 것이 아니고, 못해서 안 하는 것이 북의 처지다. 개혁 개방은 주체사상과 함께 폐쇄사회가 붕괴되어 세습 체제가 위협받기 때문인 것이다.

일부 진보세력에게 충심으로 일러둔다. 진보주의는 좋다. 그러나 진보주의를 빙자하여 북의 행실을 역성드는 도착된 가치관은 버려야 된다. 남쪽 정부가 하는 일은 사사건건 민주주의를 빗대어 헐뜯고 물고 늘어지면서, 제 나라 인민을 배곯이며 ‘대를 이어 충성하자’는 북쪽 체제를 극력 옹위하는 관용의 근거가 뭣인지를 묻는다.

영변의 냉각탑 폭파에 이은 6자 회담이 곧 베이징에서 오랜만에 열린다. 문제는 핵 폐기의 성실성이 과연 핵 무기 폐기까지 가느냐에 있다. 늘렸다가, 죄었다가 하는 예의 줄다리기 상투적 수법이 또 안 나온다 할 수 없을 것 같다.

중국 공산당 정권은 세습 체제가 아니다. 양안의 진실된 화해 무드를 보면서, 동족인 평양정권은 공산당을 해도 하필이면 별난 공산당을 하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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