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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6 (일) 메뉴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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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춘추/대부도의 석양을 바라보며

얼마전 공장방문을 마치고 지나던 길에 대부도에 간 적이 있다. 모처럼의 바닷가 길이기에 회 한접시를 시키고 바다를 바라보니 낙조가 참 멋있게 펼쳐지고 있었다.

요사이 은행의 만기연장불허 등으로 중소기업이 자금난에 허덕인다는 소식을 자주 듣는다. 그런가운데 이날 방문한 공장은 제조공장을 신축하고 3년 후에는 1천억원의 매출 목표를 세우고 기술혁신에 매진하는 기업이다. 다들 해외이전을 서두르고 있는 터에 이 공장 사장은 국내에 시설투자를 하고 공장을 새로이 준공하였다는 점이 오히려 이색적이다.

이 회사는 특수한 틈새 분야에 연구개발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노력한 만큼 매출이 신장하고 새로운 공장이 필요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방문 공장에서도 상황은 비슷하였다. 이 공장은 섬유업종이다. 섬유업종하면 사양산업이라고 해서 경영여건이 나빠 자금난에 허덕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앞선다. 그러나 이 회사는 작년 흑자 30억원에 금년 60억원의 흑자를 목표로 매진중이다.

그 비결 역시 시장 수요를 정밀 분석하여 필요한 상품을 발굴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기술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이 회사는 해외시장개척에 열중하며 유럽·미국 등을 파고들어 수백억원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 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상념에 젖어 보았다.

왜 어떤 기업은 요새같은 시절에 은행 돈을 거의 쓰지않고 좋은 경영 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또 어떤 기업은 정부의 끊임없는 지원 속에서도 자금난 등에 시달려 어렵다고들 하는지?

지는 해가 구름에 가리워 주위가 어느새 약간 어두운가 싶더니 구름 주위가 새빨간 빛으로 또다른 모습을 나타낸다. 먼 섬 바위 위에 걸친 반쪽 해가 연출해 내는 서해안의 석양빛 노을은 또다른 세상을 만들어가는 창업가이다. 널따란 쪽빛 하늘에 수놓는 대부도의 노을은 새로이 기업을 일구고 세워가는 벤처의 도전정신과도 흡사하다. 불굴의 기술혁신정신은 아무리 어렵고 힘든 경제라 할지라도 반드시 열매를 맺고 만다.

불타는 기업가정신은 붉은 빛을 토해내는 석양의 불과 같다.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대부도의 석양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우리 중소기업가들의 열정과도 같다. 우리 중소기업이 경제를 이끌고 세계시장을 뒤덮는 그날까지 석양은 오늘처럼 아름답게 비출 것이다.

/정영태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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